“서른 살, 견디기 힘든 현실 속에서 우리를 위로했던 그 노래.”

드라마 <멜로가 체질 (Be Melodramatic)>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넘치는 대사,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 그리고 공감 가는 스토리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성한 ‘인생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완성한 또 하나의 주역은 바로 OST(Original Sound Track)였습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올드 팝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잡았다면, <멜로가 체질>은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가사와 인디 감성의 곡들을 배치하여 인물들의 속마음을 대변했습니다.
특히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씬이 등장하거나, 드라마 속 설정(전 여친이 작사한 곡 등)과 음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연출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죠.
오늘은 서른 살 청춘들의 일기장 같았던 명곡들의 가사 해석과 숨겨진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헤쳐 드립니다.
1. 차트 역주행의 신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 장범준

“Your Shampoo Scent In The Flowers”
드라마 방영 당시보다 종영 후 더 큰 사랑을 받으며 음원 차트 1위를 휩쓴 전설적인 곡입니다. 장범준 특유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짝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드라마 속 설정 (Behind the Scene)
극 중 이 노래는 남자 주인공 손범수(안재홍)의 전 여자친구가 작사한 곡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이 있습니다. 범수가 이 노래를 싫어하자 임진주(천우희)가 이를 이용해 기타를 치며 놀리는 장면은 드라마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실제 배우들이 극 중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인기는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가사 해석 및 의미]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스쳐 지나간 건가 뒤돌아보지만 그냥 사람들만 보이는 거야”
지나가던 바람에 실려온 샴푸 향기 하나에도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거나 짝사랑 상대를 생각하는 남자의 섬세한 감정이 돋보입니다. 거창한 사랑 고백보다 ‘샴푸 향’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서른 살의 현실적인 로맨스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2. 상처 입은 마음을 위한 처방: “위로” – 권진아

“Consolation”
권진아의 호소력 짙고 세련된 음색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감정선이 깊고 서정적인 순간에 흘러나왔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은정(전여빈)이 스스로를 극복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잔잔하게 깔리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가사 해석 및 의미]
“세상과 다른 눈으로 나를 사랑하는, 세상과 다른 맘으로 나를 사랑하는
그런 그대가 나는 정말 좋다
위로하려 하지 않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
억지로 건네는 “힘내”라는 말보다, 그저 묵묵히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진정한 위로임을 말해주는 가사입니다. 은정에게, 그리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청춘에게 전하는 따뜻한 메시지입니다.
3. 가볍지 않은 진중함: “Moonlight” – 하현상

“Under the moonlight”
슈퍼밴드 우승팀 호피폴라의 보컬 하현상이 부른 곡입니다. <멜로가 체질>이 코믹하고 밝은 분위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곡이 흐를 때만큼은 드라마가 한층 진중하고 깊어집니다. 개인적으로 OST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고 싶습니다.
[가사 해석 및 의미]
“Under the moonlight
깊어지는 우리 얘긴 짙어지는 이 밤 끝에 닿겠죠
Over the moonlight
그댈 향한 나의 맘이 차오르는 저 달까지 비추죠”
잔잔하게 읊조리는 듯한 보컬과 몽환적인 멜로디는 잠 못 드는 밤, 생각에 잠긴 주인공들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합니다. 가벼운 농담 뒤에 숨겨진 그들의 진짜 고민을 비춰주는 달빛 같은 노래입니다.
4. 서른 살의 웃픈 현실: “거짓말이네” – 유승우

“It’s a Lie”
슈퍼스타K 출신 유승우의 맑은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주로 워킹맘이자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팀장인 황한주(한지은)의 에피소드에 배경음악으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와 달리 가사는 서른 살의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가사 해석 및 의미]
“늘어나는 번호들, 줄어드는 친구들, 울리지도 않는 폰 폰 폰
전부 거짓말이네 너네 다 연애 안 한다매
근데 왜 나만 지키고 있는데 이 바보 같은 약속을”
사회생활을 하며 인맥은 늘어가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을 친구는 줄어드는 현실, 다들 연애 안 한다고 해놓고 나만 빼고 다 하는 배신감(?)을 귀엽게 풀어냈습니다. 한주의 고군분투기와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곡입니다.
5. 잔잔한 힐링: “작가미정” – 신인류

“Unknown Artist”
3인조 인디 록밴드 신인류의 곡으로, 서정적인 가사와 음색이 매력적인 트랙입니다.
[가사 해석 및 의미]
“천천히 오가는 대화 속에 남는 단어는 몇 개 일까요
구석진 자릴 앉아 커피를 마셔 그대의 일부 식지 않도록”
조용히 오가는 대화와 식어가는 커피 잔 등 일상적인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드라마의 감성적인 순간들을 채워주었습니다.
6. 마무리하며: 이병헌 감독의 음악 연출
<멜로가 체질>의 OST는 단순한 배경음악(BGM)을 넘어 ‘제4의 대사’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병헌 감독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처럼 제목부터 긴 곡을 통해 드라마 특유의 수다스러운 분위기를 음악에도 반영했고, 인디 뮤지션들의 감성적인 곡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시트콤 같은 상황 속에서도 멜로의 끈을 놓지 않도록 균형을 맞췄습니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플레이리스트는 남았습니다.
오늘 퇴근길, 혹은 잠들기 전 이 노래들을 다시 들어보세요. 서른 살,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도 결국은 향기를 남겼던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금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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