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국내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 AI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에 유망한 AI 팹리스 기업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 때 주식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파두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023년 상장 당시 예상된 시가총액은 1조 4,898억원으로 유망한 유니콘 기업이었으나 상장 이후 실적 이슈로 크게 비난을 받았습니다. 아래에서 파두 실적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파두는 어떤 기업인가?
파두는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서버의 SSD 컨트롤러 설계 및 SSD 완제품 모듈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개발만 하기에 직접 생산하지는 않습니다. 고객에게 주문을 받아서 반도체를 설계하고 생산은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하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 칩을 설계만 하고 생산하지 않는) 기업으로 반도체 다수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ARM, 전세계 1위 통신칩 회사 퀄컴 등도 팹리스 기업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들의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곳이 TSMC, 삼성전자입니다.
SSD는 낸드플래시라는 메모리를 사용하는 컴퓨터의 저장장치입니다. 메모리에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불러내기 위해서는 콘트롤러라는 시스템 반도체를 통해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반도체를 개발 및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밖에 없는데 여기에 파두가 도전장을 던진 것입니다. 물론 생산을 할 수 있는 공장은 없기에 큰 차이는 있습니다.
2022년 전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컨퍼런스에서 이지효 파두 공동대표는 이제 한국에서 반도체 설계에 스타트업이 진출해 볼 수 있는 환경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한국에 있는 역량을 이용하여 막대하게 성장하고 있는 AI 시장에 한 번 뛰어가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 회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제품이 만들어졌을 때 쉽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한국에서 온 작은 업체이기에 물건을 제대로 팔 수 없었고 3~4년 동안 고객을 설득하고 양산을 거친 후 에야 매출을 내고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단가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파두는 SK하이닉스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성장하였습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파두가 설계하여 생산한 SSD 컨트롤러를 낸드플래시에 장착하여 완제품을 생산하였고 이를 메타에 공급하였습니다. 이렇게 메타-SK하이닉스-파두의 삼각 구도는 2021년 말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이어졌습니다. 2020년 당시 8억밖에 되지 않던 매출액이 2021년 51억, 2022년 564억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2년 상반기 매출액이 18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 1분기에만 176억원 달성하여 2023년 매출이 2배 가량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였습니다. 하지만 메타가 낸드 및 SSD 침체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를 결정하며 파두는 2분기부터 매출이 크게 하락하였고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기술특례상장 후 무너진 신뢰
2023년 8월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하였습니다. 당시 상장까지만해도 큰 기대와 관심을 받았으나 상장 이후 11월 첫 실적 발표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2023년 2분기 매출이 5,900만원, 3분기 매출이 3억 2,000만원이라고 공시했는데 이는 파두가 상장할 때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예상한 연간 매출액 1,203억원과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에 뻥튀기 논란이 있었고, 주가는 3거래일만에 45% 하락하였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에서 수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파두는 2022년 말부터 거래처의 발주가 감소 또는 중단되어 향후 매출 감소가 예상할 수 있었지만 기존 투자자들과의 계약한 시기 안에 목표한 가치 이상 상장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경영진은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자금조달을 통한 투자 유치를 진행하였습니다.
금감원 특사경은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가치를 부풀려 상장한 파두와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 2024년 12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습니다. 이는 사건을 인지한 이후 1년만이며 특히, IPO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서는 검사 과정에서 발견한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엄중 조치하기로 하였습니다.
파두의 최근 실적과 성장 가능성
2023년 최종적으로 매출액은 224억 7,090만원으로 증권신고서의 1,203억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매출액은 435억원으로 약 94%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하였습니다. 다만, 아직 투자를 많이 해야하는 스타트업이기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2% 하락한 -950억원을 기록하였습니다.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하여 2024년 1분기 23억원, 2분기 71억원, 3분기 101억원, 4분기 240억원으로 가파른 우상향을 그리고 있으며 최근에 34억 규모의 기업용 SSD 컨트롤러 공급계약을 국내 반도체 제조사와 체결하여 시장에서는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AI 데이터센터에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고, 여기에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비용의 AI 모델을 공개하면서 앞으로 SSD 등 메모리 수요 확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은 파두의 주력 사업인 5세대 SSD의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5세대 제품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이 확대되어 전체 기업용 SSD 시장의 50%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PMIC(전력관리반도체) 등 신규 제품 개발 및 양산을 통해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 파두 실적과 성장 가능성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