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다음 주자는 브로드컴

엔비디아 이후에 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습니다. 엔비디아 주도의 범용 AI 반도체가 아닌 기업 맞춤형 반도체(ASIC)로 새로운 시장을 여는 브로드컴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에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쏠리고 있으며 2024년 12월 27일부터 2025년 1월 2일까지 1,77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였습니다. 아래에서 엔비디아 다음 주자는 브로드컴에 대해 전해 드리겠습니다.

맞춤형 AI 반도체 최강자 브로드컴

챗GPT 이후 AI의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AI는 컴퓨팅 파워(데이터 처리 능력), 빅데이터, 알고리즘 3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에서 컴퓨팅 파워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컴퓨팅 파워 스케일업을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고사양 GPU를 많이 사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 GPU의 생산량은 제한적이고 GPU를 구하지 못한 기업들은 자체 설계 칩을 검토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맞춤형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으로 시선이 이동했습니다.

또한 현재 AI 칩의 용도가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여 학습하는 것에서 추론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할 때처럼 고사양의 AI 칩일 필요가 없으며 그러다 보니 엔비디아의 고비용의 GPU보다 범용적이지는 않지만 보다 저렴하고 전력 소모가 적은 맞춤형 반도체(ASIC)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등 통신용 칩을 만들던 기업이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와의 소송으로 국내에는 익숙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2015년 아바고테크놀로지에 인수됐는데 인수한 회사의 이름인 브로드컴을 그대로 사명으로 사용했습니다. 사명 변경 후에도 서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솔루션 기업들을 사들였습니다. 이후 서버 기업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작 및 납품하며 칩 설계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수합병으로 다양한 기업의 노하우, 즉 지식재산권(IP)이 브로드컴에 집약되었습니다. 즉, 고객사 필요에 맞는 솔루션을 모두 맞춰 줄 수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버는 첨단이면서도 아날로그적이어서 정전이 나면 이전처럼 되돌아가지 않고 또한 버그가 발생하면 병렬 연결로 인해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이 역시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천 기술인 통신에도 독보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AI 칩은 프로세스와 메모리 간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이 때문에 HBM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때 이러한 HBM 인터페이스 설계에 엔비디아 다음으로 뛰어난 기업이기도 합니다.

브로드컴과 손잡은 빅테크

2023년 맞춤형 반도체 매출은 38억 달러였으나 2024년 122억 달러(약 17조 8,000억원)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자체 칩 개발을 할 때 브로드컴을 찾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오래된 고객사는 구글로 자체 AI 칩인 TPU를 오랫동안 만들어 왔습니다. 두 번째는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로 중국 기업이기에 엔비디아 칩을 구하기 힘든 제한이 있어 브로드컴과 손을 잡았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애플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손잡았을 가능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애플은 저전력 기반 칩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기업이지만 서버용 칩 경험이 없기에 브로드컴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는 애플이 실력을 인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 기반의 랙(선반)을 만드는데 약 30~40억이 필요하기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향후 빅테크들의 저사양 고성능 앱들이 만들어지면 이런 비싼 범용 칩의 사용 범위는 줄어들 것이고 이 때문에 엔비디아 칩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즉 ASIC 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로 AI 시장이 커지더라도 엔비디아가 커버할 수 없는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브로드컴 주가

2024년 주가가 107.7% 폭등하며 제2의 엔비디아로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달에는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어서며 반도체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TSMC에 이어 세 번째로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브로드컴 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위에서 언급한 주요 고객사, 구글, 바이트댄스, 애플과 AI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매출이 2027년에는 600~900억 달러(88조~132조)에 달할 것으로 밝혔습니다.

중국 매출이 높다는 것은 약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빅테크 들의 수요가 워낙 빨리 늘어나기에 이러한 약점이 상쇄될 것이고, 올해 100% 이상 성장이 된다면 중국 매출을 빠르게 커버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HBM과 관련한 국내 기업들은 수혜가 예상됩니다. ASIC에는 초기에 D램을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HBM을 탑재하고 있고 특히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됩니다. 초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MD의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키워 왔지만 브로드컴의 가세로 생산량을 증산할 계획입니다.

물론 삼성전자도 수혜가 예상되지만 SK하이닉스 만큼은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신 HBM보다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기대를 걸어 볼 수 있습니다. 맞춤형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가 필요한데, 대규모 파운드리 팹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뿐입니다. TSMC는 이미 빅테크 기업의 물량을 소화하는데도 벅차기에 브로드컴의 물량이 삼성전자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소부장 기업으로는 에이직랜드, 가온칩스, 필옵틱스, 퀄리타스반도체가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ASIC 기업의 주가는 높지 안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상 엔비디아 다음 주자는 브로드컴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