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K칩스법으로 봄은 오는가.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입니다. 실제 반도체의 생산과 판매로 인한 2차 3차의 경제적 낙수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강력합니다. 현재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미국 간 첨단 반도체 기술 전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D램을 적층하여 AI가속기에 사용되는 HBM에서부터 데이터센터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낸드플래시까지 그 경쟁이 치열합니다. 아래에서 반도체 K칩스법으로 봄은 오는가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반도체 기술력
최근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삼성전자가 중국 반도체 기업인 양쯔메모리반도체(YMTC)의 특허를 라이선싱 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현재 특허를 피할만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나중에 특허 침헤 등의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V10 낸드의 경우 400단 이상 쌓기 위해서는 YMT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해야 합니다. YMTC는 이미 4년 전부터 3D낸드에 이 기술을 적용한 선도 기업으로 2년 전 미국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3D 낸드의 디자인, 설계, 제조 및 기술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분야에서 하나의 기업이 모든 기술을 개발하고 보유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리스크를 헷징하기 위해 기업들은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협약이 일반적입니다. 삼성전자가 YMTC의 특허 기술을 빌려 쓴다고 해서 당장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미래 기술 경쟁은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5~10년 내 YMTC와 같은 기업들은 중국 일본 대만 미국 등에서 쏟아질 것이 뻔한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업계 5위권 밖의 중국 기업에서 기술을 빌려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씁슬할 따름입니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CXMT(창신메모리)는 연내 15나노 D램 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상용화한 DDR5 제품에는 17나노가 아닌 16나노를 적용하여 업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밖에 만년 3위 메모리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앞서 10나노 D램을 개발했다는 소식도 최근에 전해졌습니다. 점점 반도체 분야에서도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K칩스법
다행히 27일 반도체 시설 투자 시 기본 공제율을 높이는 반도체 특별법, 일명 K칩스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중견기업이 기존 15%에서 20%로, 중소기업은 25%에서 30%로 5%씩 높아지게 됩니다.
K칩스법에는 세액 공제 대상에 R&D 시설 투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존에는 R&D 시설 투자에는 대기업 1%, 중견기업 5%, 중소기업 10% 수준의 낮은 공제율이 적용되었지만 이날 법안 통과로 R&D 시설 투자 공제율은 대기업 중견기업 20%, 중소기업 30% 등으로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R&D 연구시설 세액 공제 개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받게될 수혜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의 경우 용인 기흥캠퍼스에 차세대 R&D 단지 NRD-K가 칩스법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이 시설은 사업화 시설이 아닌 R&D 시설로 분류되어, 사업화 시설 시 받을 수 있는 15% 공제가 아닌 R&D 투자 공제율 1%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즉, 투자비 20조원의 1%인 2,000억 원만 세액공제가 가능했지만 이번 칩스법 시행으로 공제율 20%를 적용받아 4조 원을 돌려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화성캠퍼스를 비롯하여 천안, 평택 등 주요 사업장에 수 십조원을 반도체 시설과 R&D 투자를 할 계획이기에 수 조원 이상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의 DS부문 2024년 연간 시설 투자 금액은 46조 3,000억 원인데 단순히 20%의 공제율을 적용하면 9조 2,600억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의 혜택입니다. - SK하이닉스의 청주 소재 M15X 공장 역시 수혜를 받을 전망입니다. HBM을 생산하는 M15X 공장에 총 5조 3,000억원을 투입하여 올해 말 준공할 예정으로 순차적으로 총 20조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20% 세액공제를 적용하면 4조 원 가량을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삼성전자는 360조 원, SK하이닉스는 122조 원을 투입하는 만큼 공제 받을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 밖에 반도체 R&D 세액공제는 7년 연장하는 내용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었습니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AI, 로봇,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무섭게 좁혀지고 있습니다. 삼성, SK, LG와 같은 국내 기업들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했으면 합니다. 이에 정부, 국회에서는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K칩스법도 그 노력의 일환이지만 아직 풀지 못한 더 큰 숙제가 있습니다. 52시간 근무제로 기업과 근로자의 입장차가 커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 반도체 K칩스법으로 봄은 오는가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